어디로 갈지 후지산 정상에서 명상을 하면서 고민해본 결과

서쪽으로 아무튼 가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이게 미나미알프스가 거대한 벽을 치고 막고 있어서 서쪽으로 그냥 이렇게 갈 수는 없거든요

그렇다고 시즈오카시쪽으로 내려가면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는건데

그건 제가 제일 싫어하는 짓이라 파란 선대로 츄오도를 타고 서쪽으로 가보겠습니다

든든한 페이스메이커들을 믿고 가는 중

고속도로 만나면 바로바로 타주구요

해 진다…

생각해보니 이거 고속도로 이렇게 계속 타다간 파산할 거 같음

여행의 낭만도 챙기기 위해 국도로 내려가겠습니다

아.. 내려오지 말걸

이 도로 생각해보니 지난 번 여행때 지나가본 길이네요

20번 국도 코슈카이도(甲州街道) 입니다

점심먹어야지~ 를 아까 누마즈부터 계속 생각 중이었는데

누마즈에서 못 먹었고 후지산에서 못 먹었고

그러다가 19시 됨ㅋㅋㅋㅋ 진짜 먹어야 함

그런데 코슈카이도쯤 되면 식당좀 있을까 싶지 않았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어서 고통받던 와중에

결국 스와코 근처까지 왔습니다

점심을 무슨 20시에 ㅋㅋ

카레 먹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오늘의 숙소를 고민해봤습니다

오늘 마츠모토에서 자도 되는데 그러면 내일 이동 부담이 너무 크고,

아직 기후현에서 자본 적도 없고 해서 기후까지는 넘어가고 싶었는데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서 타카야마(高山)와 키소(木曽) 두 가지 정도가 있는 거 같습니다

숙소 현황이랑 이것저것 고려해서 심사숙고끝에…

타카야마로 결정되었습니다

숙소 가격도 더 싸고 키소보다 훨씬 서쪽이라 내일 이동거리가 짧아질 거 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2시간 더 가야 하네요

22시 30분까지는 도착할테니 무난합니다

2시간은 고속도로 타야만 가능한 거 같으니 바로 망설임없이 고속도로

아 밥먹고 화장실 갈걸..

고속도로 올라온지 5분만에 휴게소 감 ㅋㅋㅋㅋㅋ

음료수도 살겸 화장실도 갈겸

스와호(諏訪湖) 가 보일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어두워서야 불가능할 듯함

시오지리를 지나서

마츠모토에서 나왔습니다

이 후로는 고속도로가 없습니다

도착 시간이 정말 1분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고속도로도 없는데 77km 1시간 40분만에 가지는 거 맞냐..?

평속 46km/h로 가란 소린데 이게 가능?

마츠모토에서 타카야마로 넘어가는 158번 국도입니다

참고로 이 터널 일방통행 아니고 양방향 통행입니다

반대편에서 버스라도 오면 정말 뇌가 정지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 도로

세 번째입니다…

일본에 차를 세 번 끌고 왔는데 도쿄 → 오사카 갈 때 세 번 다 여기를 지났습니다

이 도로를 좋아해서 온다기 보다는 정말 여기밖에 없어요

오늘 숙소를 타카야마로 정한 시점에서 위의 지도에 4라고 되어있는 158번 국도밖에 선택지가 안 남습니다

그 위에 있는 빨간 도로는 타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 자차로 못 지나가는 도로고

1,2,3은 너무 비효율적으로 남쪽으로 내려가버리다보니

결국 올 때마다 이 도로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도로 폭 정신나갈거같음

카미코치(上高地) 를 지나면 이제 곧 기후현입니다

카미코치는 버스로만 들어갈 수 있어서 도로가 막혀있습니다

저 정신나갈거 같은 모양의 도로는 나가노와 기후의 경계인 아보 고개(安房峠) 인데

직전 여행 두 번은 저 고갯길을 탔지만 오늘은 터널로 지나가려고 합니다

시간이 없다는 문제도 있지만 5월은 고갯길 제설이 안 되어 있어서 고개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더라구요

이야 이렇게 좋은 터널이 있었다니

마츠모토 ~ 아보토게 요금소 구간에서 녹화해놨던 거

고갯길을 지나면 이제 기후현입니다

그런데 앞 차가 정말 심상치 않습니다

진짜 한시도 빠짐없이 앞 트럭을 저렇게 쪼면서 가는데

지방 국도에서 밤에 운전하면 저런 차 진짜 많습니다

그냥 피해줄 수 있으면 피해주는 게 좋습니다

저런 차 특징이 절대 추월도 안 하고 계속 저렇게 똥침놓으면서 와서 진짜 짜증남

더 짜증나는건 그걸 상향등을 켜놓고 따라온다는 거임

진짜 돌아버릴 거 같음

내비 도착 예상 시간이 정말 소름돋게 잘 맞아서 22:30에 호텔에 도착

오늘은 이것저것 관광도 했는데도 500km를 탔습니다

운전하러 일본에 온 거 같습니다

호텔 주차장 들어왔는데 자리가 없어서 머뭇머뭇댔더니 프론트에서 직원이 달려놔와서 쪽지를 주고 감

너무 친절해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대욕장은 개인적으로 취향은 아닌데 앞에 놓인 음료가 탐나서 먹어봄

먹었더니 왠지 들어가보고 싶어서 대욕탕 탐험도 완료

온천이라고 하네요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1시 오시노코까지만 보고 자겠습니다

부적을 잘 설치해놓고 취침

잘 일어나지겠죠?

“16. 타카야마(高山) 로 이동”의 5개의 댓글

  • 어째 예전부터 고행을 사서 하시는 듯 한 모습이십니다….근디 일본 도로 상황은 참 열악하군요.

  • 히타면 예전에 너의 이름은 나온 동네로 기억하네요.
    그나저나 중부 지방인데 오시노코는 관동이랑 같은 시간대에 방송인가보네요?

    • 지역이 다르다고 무조건 방송 시간이 다르진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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