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침 이른 시간이긴 한데 이제 슬슬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간사이공항에 17시까지는 가야 하거든요
하지만 또 평범하게 가는 건 재미가 없어서 살짝 돌아 들어가겠습니다
이번에는 츠야마선(津山線)을 타보겠습니다
츠야마선은 오카야마에서 츠야마를 잇는 노선입니다
정말 이런 노선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거 같은데 저도 이거 오늘 처음 타봄
연선에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노리테츠하러 온 거 아니면 탈 일이 없습니다
당연히 연선엔 산 논 밭 물 이런거밖에 없음
아 참 아침에 살짝 해프닝이 있었는데 무슨 건널목에 자동차가 갇히는 사고가 나서 열차가 두 대 정도 운휴됐습니다
이걸 오카야마 가는 길에 발견하는 바람에 일정꼬이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제가 탈 열차부터는 정상적으로 다니네요
츠야마선은 옛날엔 돗토리행 급행 열차가 다니던 노선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치즈급행선이 있기 때문에 돗토리행 열차는 다 없어졌고 이 노선으로 돗토리를 가는 것도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오카야마 근교 구간이라 나름 타는 사람이 있음
이런 노선 특징은 주변에 병주하는 고속도로가 없다는건데
그래서 JR서일본에서 가끔씩 발표하는 “이 노선 장사가 너무 안 돼서 죽겠어요” 의 리스트엔 오르지 않는 노선입니다
로컬선 치곤 드물게 쾌속 열차도 다닐 정도니까요
이런 목조 역사는 분위기가 있어서 좋음
여름에 역 안에 들어가면 나무 냄새 확 풍기는 것도 좋고요
별다른 관광지는 없는지 그냥 자기네 동네 PR만 하고 있음
종점 츠야마에 도착
당연히 타고 돌아온 걸 타진 않을거고 이제 키신선(姫新線)으로 동쪽으로 갈 예정입니다
키신선은 이거
어 근데 .. 키신선 승강장의 상태가 심상치 않은데
지옥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열차에 사람 제일 많았음
아니 이거 칸쿠쾌속보다도 사람 많음 오사카 시내에서도 이런 혼잡은 느껴본 적이 없음
근데 그게 전부 집에 가는 중학생들이었고 열차에 한 80명쯤 타고 있었는데 79명이 중학생이어서
대절열차 잘못탄줄 알고 진짜 쫄렸음
거의 30분을 달리고 나서야 열차 안에 평화가 돌아옴
일본에서 사람이 없어서 폐선되는 노선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학생들한테도 버려지는 노선이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조차도 철도를 외면하는 순간 철도가 폐선됩니다 (그래서 산코선(三江線) 이 폐선됐죠)
하지만 키신선은 그런 의미에서는 절대 안 망할 거 같습니다
한 시간 남짓 가면 끝나는 노선인데 그 중에 40분을 시달렸더니 벌써 종점에 다와감
종점 사요역에 도착
아 젠장 또 하쿠토야
하쿠토는 전석 지정석이라 예약을 해야 하는데요… 지금 열차가 오기 6분 전이라 예약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약에 실패했습니다
매표소에 도착한게 이미 열차 출발 2분전이어서 아니 이거 끊어주면 너는 열차를 못 탈 것이다 라고 거절해서
뭐 거기서 더 부탁할 틈도 없었고 그냥 다시 승강장으로 뛰어옴
“태워줘”
여기 앉아가래요
원래 이렇게 타면 안 되는데 오늘은 진짜.. 이거 놓치면 너무 피곤해집니다
이 열차 하나 못 타는 걸로 인해서 공항 도착이 1시간 넘게 늦어지거든요
다행히 열차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차장도 쿨하게 차내 좌석 지정을 해줬습니다
오늘부터 치즈급행 찬양한다
콘센트도 있고 정말 좋은 열차에요
숨 좀 돌리고 앉으니 벌써 치즈급행구간은 다 끝나감ㅋㅋ
“2024년 3월 16일부터 슈퍼 하쿠토는 모든 좌석이 지정석입니다”
여러분들은 꼭 예약하고 타세요
맨 뒷칸이라 문득 뒤를 보니 운전실이 정말 훤하게 잘 보이네요
산요 본선 구간에 들어왔습니다
히메지부터는 신칸센을 탈 수 있어서 히메지까지만
거의 30년 다 되어가는 열차인데 별 희한한 설비는 다 갖추고 있는 거 같습니다
30분 좀 넘게 탔지만 정말 짧고 굵게 즐기고 내림
아니 이제 구글 타임라인 PC에서 못보네
그럼 이제 수동으로 그려야죠…
츠야마역 근처에 작은 철도박물관이 있는데 여길 들를 시간은 없었나보네요.
올해 안에 츠야마역에만 교통카드 단말기를 설치할 예정이라 츠야마선은 한동안 현상유지할 것 같긴 합니다.
츠야마 6분 환승이었나 그래서 여유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 정도 배차 간격에 쾌속까지 다니는 노선이 폐선이 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어서.. 오카야마가 망하지 않는 이상 살아남을 거 같네요
츠야마선은 정말 처음들어보네요… 오늘도 덕분에 사이버 노리테츠 잘하고갑니다…
저도 존재만 알았지 이렇게 일부러 오지 않으면 평생 타볼 일 없었을 거 같습니다
간사이 와이드 패스로 츠야마 가볼까 했는데
다른 여행지에 비해 딱히 뭐가 없어서 늘 밀리다가 안 가게 되는 비운의 장소네요
그래도 츠야마성도 있고 철도박물관 비스무리한 거 있다고는 하는데요
아 그런데 이제 pc로는 구글맵 타임라인 완전 막힌건가요?
이제는 거의 기차타기가 주 목적이라 정말 부득이하게 오래 체류해야할 거 아니면 주변 구경을 안 하게 되더라구요
구글맵 타임라인은 이제 pc에서 못 보게 막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