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은 그냥 그저 그랬습니다
그래도 쌀이 맛있으니 괜찮습니다
낮이 되니 지뢰밭이 잘 보이네요
그래도 밟으면 미끄러운 건 마찬가지니까 조심하도록 합니다
영하 10도라는데 생각보다 안 추운 거 같기도 하고? 벌써 이틀차가 되니까 몸이 적응했습니다
날씨도 좋고.. 시작이 좋습니다
체크아웃 느긋하게 하다가 열차 출발 3분 전에 겨우 도착
근데 홈에 사람이 엄청 많은데 8시 11분 오호츠크 1호 아바시리행을 타는 사람들이 저렇게나 많은걸까요?
넘어가보니 그게 아니고 전부 다 루모이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에나
루모이 본선은 후카가와(深川)~마시케(増毛) 를 잇는 노선입니다
위의 노선도에서는 ② 초록색 – ③ 파란색 – ④ 빨간색 구간이 해당되는데
④ 빨간색 (루모이 ~ 마시케) 구간은 2016년에 먼저 폐선되었습니다
그리고 ③ 파란색 (이시카리누마타 – 루모이) 구간이 2023년 4월 1일 폐선됩니다.
그 외에 선들이 많은데 ① 검정색 선 (하코다테 본선)과 ② 초록색 (루모이 본선 후카가와 – 이시카리누마타) 말고는
전부 싹 다 폐선된 노선입니다.
그리고 ② 초록색 루모이 본선도 조만간 폐선될 예정입니다.
홋카이도에 이렇게 많은 노선이 있었는데 정말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⑤는 소야 본선의 호로노베(幌延)까지 가던 하보로선, ⑥은 나요로역으로 이어지기로 했던 신메이선, ⑦은 삿포로로 가는 삿쇼선입니다.
전부 1970년대에 폐선된 노선들입니다.
루모이 본선은 “본선”이라는 이름이 붙어있기 무색하게 상당히 짧은 노선인데요
사실 20세기 초반때는 꽤나 중요한 역할을 했던게
왓카나이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을 때 사할린 방면 항구로 루모이가 활약했기 때문입니다
루모이항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일단 써먹을 수 있는 마시케(増毛)항을 사용할 수 있게 마시케까지 먼저 연장이 되었구요.
그래서 특이하게 노선이 끝에서 남쪽으로 꺾어지는 형태가 된거고,
루모이에서 왓카나이 방면으로 숏컷으로 이어지는 하보로선(羽幌線) 같은 것도 지어지는 등 상당히 번화한 노선이었는데,
그 후 사할린 방향은 왓카나이로 가는 소야 본선이 메인 루트가 되었고
루모이선은 여객 수요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보니 말단인 루모이-마시케 구간이 2016년에 일찌감치 폐지되어버렸고
루모이항 자체도 이제 화물 취급은 전혀 없는데다가 2020년도에 루모이로 가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여객수요조차 박살이 난 상태입니다.
JR 홋카이도의 적자도 심각하고 해서 루모이선의 말단 구간인 이시카리누마타 – 루모이 구간이 2023년 4월에 폐지될 예정입니다
눈이 정말 많이 오는 지역이라 제설에 대한 부담도 있을 거고,
애초에 사람이 별로 안 타니까요. 이런 노선은 이제 JR 홋카이도에서 전부 포기하는 추세입니다
에비시마역은 특이하게 드라마 세트장으로 쓰였던 아시모이(明日萌) 역 건물이 있는데 이게 실제 역 건물보다 더 큽니다 ㅋㅋㅋ
“아리가또 루모이 본선”
루모이 본선은 이번 달까지입니다.
폐선 기념으로 방문한 승객들이 많은지, 이 사진엔 안 보이는데 플랫폼에 사람이 진짜 못해도 100명은 서있는 거 같습니다
이시카리누마타역을 지나면 홋카이도 스탠다드 풍경입니다
이쯤 되면 지역주민들한테조차 외면받으니..
홋카이도는 이렇게 도로망이 정비되면서 폐지되는 철도 노선이 정말 많습니다
동절기에 눈이 쌓이면 고립이 되는 마을이 있는지라 폐선을 쉽사리 못 시켰는데,
옆의 도로는 국도인데도 제설이 완벽하고, 이 옆으로는 고속도로도 지납니다
근데 전국에서 몰린 철도 오타쿠들대문에 열차는 초 만원
서서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열차에 워낙 사람이 많아서 사진은 제대로 못 찍었지만 1시간 정도를 달려 루모이에 도착
마시케 방면으로 가는 선로는 이미 끊어져 있습니다.
이따 버스로 갈 예정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일단 내린 사람들은 역으로 다 내쫓고 플랫폼에 사람이 빈 게 확인되면 넣네요.
폐선 전 마지막 서비스로 2량 운행중입니다
사람이 없어서 폐선된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정말 사람이 많은데
원래 폐선되는 노선은 한 달 전부터 항상 이렇게 붐빕니다
루모이는 관광지라고 할 게 진짜 전무해서
관광안내라고는 되어있지만 그냥 일몰을 볼 수 있는 바닷가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도 그럴게 루모이는 개발 목적 자체가 사할린으로 가는 항구 도시였기 때문에
그런 관광지같은 게 존재할 리가 없습니다
루모이는 아사히카와 생활권이라서 삿포로가 근거리 노선도에 없네요
한 달 뒤면 못 쓰게 될 발매기
연계 시각표도 있는데 가져온 일정표와 크로스체크를 해보니 이상이 없었고
사람이 유독 많은 이유를 눈치챘는데 3월은 청춘18킷푸 시즌이었습니다….
JR패스 말고 이거 샀으면 돈 더 아꼈을 거 같은데..?
마시케, 하보로, 아사히카와
한때는 모두 철도가 있었지만 이제 모든 방향의 철도가 없어질 예정…
청춘18티켓 시즌의 주말이라는 점도 있어서 대합실에 정말 사람이 많았는데 전부 이제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입장권도 한 장 사고
역 내부는 벌써 장례식 분위기네요
이런 전시물은 아마 폐선 후에도 남겨놓을 거 같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루모이 본선
2020년 3월 후카가와 루모이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지역 주민들이 노선 폐선에 합의를 해버렸습니다
역 내부 TV에는 루모이 본선에 대한 다큐가 방송되는 중
2016년에 폐선된 루모이 ~ 마시케 구간을 그대로 따라가는 버스가 있으니 버스를 타고 좀 더 들어갈 계획입니다
곧 루모이본선이 폐선되어서 검색하다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