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을 다 먹었고 다시 JR 타카토리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눈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길래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단 50미터라도 덜 걸을 수 있다면…

버스는 정말 지독하게 느리지만 안 걷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어차피 JR+지하철을 다 타야 하는 상황이어서 비싸게 치지도 않음

종점 신나가타역

오늘의 숙소는 미나토가와코엔(湊川公園) 에 잡았는데
정말 심사숙고끝에 가장 적게 걷고 가장 효율적이며 내일 갈 곳의 동선까지 모두 고려한 위치입니다
고베전철과 지하철만 들어와서 보통은 불편한 위치인데 제 일정엔 정말 최고입니다

지하철로 조금만 가면 되는데 퇴근시간이라 사람이 장난 아니네요 정말

어떻게든 호텔 도착
일단 체크인하고 짐 다 던지고 다시 외출

호텔에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히가시야마 상점가 거리가 나오는데요

스즈메가 고베의 뒷문을 닫고 내려오던 그 장면의 상점가
이상하게 상점가 두 개 모습이 섞여 그려져있어서, 여기 말고 산노미야쪽 니노미야 상점가도 가봐야 합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아무도 없음
… 이라고 하기엔 아직 19시 30분밖에 안 됐는데 정말 썰렁한 모습

이제 롯코산으로 갈 예정입니다
고베의 뒷문이 있었던 놀이공원은 고베 시내에 있지 않고 저 멀리 있는데
또 놀이공원에서의 풍경은 이 고베 시내의 야경이었습니다
사실 마야산(摩耶山)을 가야 맞는데, 마야산은 주말에만 밤에 올라갈 수 있고 주중엔 영업시간이 18시까지입니다
케이블카 없이는 갈 수도 없는 위치여서.. 결국 차선책으로 롯코산을 선택.

미나토가와는 어차피 고베고속철도 구간이라 환승해도 돈을 또 안 내도 되니 한 정거장이라도 착실히 타고
신카이치역에서 한큐 전철 타고 롯코역으로 갈 생각입니다

롯코역은 또 급행은 안 서서 꼭 보통열차를 타고 와야 합니다

롯코산은 4년 전인가에 한 번 왔었는데 그 땐 낮이어서 야경을 보는 건 처음입니다

버스 타는 곳 안내도 잘 되어 있음
한큐 롯코역에서 가는 걸 가장 추천합니다 이게 버스 타는 거리가 짧음

버스를 1분 차이로 놓쳐버려서 15분 기다려야 함

버스 정류장에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버스 올 시간이 되니 뒤로 20명 정도가 서있었습니다;

롯코역에서 언덕 위로 가는 길에 주택가가 엄청 많아서 사람도 많이 타나봅니다
정작 롯코 케이블까지 가는 사람은 없어서 버스 안에 사람이 단 두 명이 남아있는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롯코산이 야경으로 유명한 곳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을리가? 싶었더니만

이유가 있었습니다 케이블 막차가 21:10이고 지금 시각이 20:29
근데 이게 위에서 내려오는 막차가 21:10 인거라서 20:40 막차를 타지 않으면 못내려옵니다
롯코산 전망대 체류 시간이 겨우 10분밖에 없는 정말 끝물인 시간이라 당연히 사람이 없었던 것 ㅋㅋㅋㅋㅋ

이거 조금만 더 느긋하게 왔다가는 여기까지 와놓고 전망대를 못 올라갈 뻔했습니다

매표소에서 표 사는데 “지금 올라가면 겨우 10분 있다가 내려오셔야 하는데 괜찮냐..” 면서
정말 진심어린 걱정을 해주시는데 아 괜찮습니다..

케이블카 맨 뒤에 타면 풍경이 좀 보일까 싶었는데 의외로 나무가 너무 가려서 안 보였고

이쯤 올라와서 알게 된건데 오늘 황사가 너무 심해서 풍경이 뿌옇습니다;;;;

케이블은 일단 안전하다는 걸 알았음

그리고 올라오니 생각보다 너무 춥습니다
가벼운 봄옷으로 오기엔 살짝 당황스러운 기온

21시 10분이 막차니까 절대 늦지 말라는 직원의 진심어린 걱정을 들으면서 올라옴

버스는 당연히 없구요


그래도 케이블카 정류장 바로 위에 있는 텐란다이(天覧台) 에서 고베 시내 야경이 보입니다
고베의 문단속을 하던 관람차 위에서 보이던 풍경이 이 고베 시내의 풍경입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마야산 전망대쪽에서 봐야 구도가 더 비슷한데,
마야산 케이블이 월~목은 18시 마감이라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마야산에서 보나 롯코산에서 보나 아래 풍경은 같으니 큰 상관은 없음

일본에서 황사 보기 쉽지 않은데 이걸 얻어걸리네요
날씨가 좋으면 여기서 간사이공항도 보인다는데 어렴풋이 보이긴 보입니다

풍경이 너무 뿌옇게 보여서 좀 아쉬웠지만 이제 하산

이걸로 롯코산의 밤과 낮을 다 봤습니다

어차피 이 근처 벗어날 수도 없어서 20분이면 충분히 볼 수 있었음
막차 타고 내려가려고 하는데 은근히 사람이 많길래 보니
여기에 있는 직원들이 다 이걸 타고 퇴근하네요 ㅋㅋ; 생각보다 북적북적한 막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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