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코 중심부만 도는 세계문화유산 순회 버스 노선이 있습니다

그레이터 도쿄 패스로는 못 타기 때문에 요금을 따로 내야 하는데

이게 무심결에 1일권을 구입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1일권 사지 마세요 이 버스 4번 이상 탈 일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샀습니다 바보라서)

가장 먼 정류장이 이 토쇼구(東照宮) 거든요?

여기 왕복으로 한 번 타면 끝입니다. 600엔짜리 1일권 쓸 필요 없음

아니 버스 정류장이 입구에 있지 않아서 한참 걸어야 됨

나무가 엄청 높아서 싹 다 그늘이라 별로 안 더운 건 장점입니다

저는 10년 전에도 여길 와봤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도 찍먹이었던데다가 토쇼구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오늘은 그때보단 시간이 좀 더 있어서 안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도쿄 스카이트리와 해발 고도가 같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니 시간이 없어서 안 들어간 게 아니었습니다

여기 입장료가 좀 비쌈

1,300엔입니다

안에 어떻게 생겼나 매너상 한 번 봐줄 필요는 있을 거 같습니다

중요 포인트는 촬영 금지고,

여기로 가면 네무리네코(眠猫) 라는 게 나온다고 해서

이 엄청난 계단을 뚫고 올라가면

“네무리네코는 여기가 아니라 아까 계단 밑에 있었습니다” 라는 표지판을 보게 되는 황당한 구조인데

사실 구라가 아닌게 아까 사진을 잘 보면 위로 올라가라는 소리는 전혀 적혀있지 않습니다

화살표로 위에 있다고 친절하게 되어 있는데 제대로 안 읽은 사람 탓입니다

계단이 너무 가파르게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다 죽은 표정으로 올라오는데

중간에 녹차 자판기 있는 게 진짜… 물 들어올 때 노젓기 선수구나 싶은 부분이었음

땀을 안 흘리고 싶었는데 결국 흘려버렸고


이제 놀랍게도 벌써 사이타마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닛코에 주어진 체류 시간 단 2시간

여기는 입구만 보고 끝내기로 해요

1일권이 있으니 버스를 탔습니다

꽤나 레트로 감성인데 에어컨은 엄청 시원하네요

닛코역으로 바로 가진 않았고 신쿄(神橋)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이게 유명하대요~

밑에 흐르는 물 진짜 맑음

재밌는 건 저 다리 위로 가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점인데

이 다리를 옆에서 보는 게 더 의미가 있는 거 같은데

왜 굳이 들어가서 돈을 내야 하나? 싶은 느낌이 들었음

닛코역 돌아가는 버스는 츄젠지호에서 내려온 고오급 버스였습니다

이 버스는 세계유산버스랑 다르게 운임이 220엔이라서 (세계유산버스는 200엔)

1일권이 여기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버스가 220엔이니 620엔어치 탄건데 1일권은 600엔이니까요

저는 절대 손해보고 사는 성격이 아닙니다

닛코를 이 속도로 보고 나가는 건 손해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이번엔 착실하게 카스카베까지 특급권도 잘 구입했음

돌아가는 열차는 사람이 정말 없네요

닛코역에 도착

특급 탈거에요

보통 열차를 타면 정신병에 걸려버릴 것입니다

미나미쿠리하시행 보통 열차가 12:30인데 저걸 타면 미나미쿠리하시에 14:14 도착입니다
그런데 리버티를 타면 도쿄 종착역인 “아사쿠사”에 14:15 도착이거든요
미나미쿠리하시는 아사쿠사에서 거의 80분 이상 걸리는 곳이라 정말 특급 열차가 말도 안 되게 빠릅니다
그래서 무조건 닛코는 특급을 타야 합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평야지대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칸토평야라는 이름답게 정말로 끝없는 평야입니다

아무래도 한국에 살다보면 지평선이 보이는 풍경이 별로 익숙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오미야로 가야 해서 카스카베에 하차

카스카베는 크레용 신쨩 (짱구) 의 로케지로도 유명해서

아주 쉽게 신쨩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역 규모는 생각보다 안 크군요

좀 더 큰 역일줄 알았음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까 닛코에선 적당한 게 없었고

오미야나 사이타마신토신에 가서 먹으려면 엄청난 인파와 싸워야 할 거 같아서

카스카베에서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3대맛집 마츠야 있길래 마츠야 가서 먹었음

이제 다시 겐바로

소나기가 온다고 하는데 우산을 사야 할까봐 긴장 중입니

꾸역꾸역 버스까지 타서 한 푼의 추가 요금도 내지 않고 사이타마 슈퍼 아리나에 도착

그렇게 2일차도 잘 보고 왔습니다

이걸 또 4시간 반을 하네;;

체력이 슬슬 위험합니다

“5. 닛코(日光) 찍먹하고 돌아오기 ; 아니사마 2023 2일차”의 7개의 댓글

  • 토쇼구 장식물 중 유명한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보지도 말라는 격언을 묘사한 원숭이 조각은 아쉽게도 그냥 지나쳤나보네요.

    • 아 이거 보긴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 패스로 뽕을 뽑으려면 체력 만렙에 카페인으로 중무장을 해야 되니, 곱게 포기하는게 맞군요 ㅋㅋ

    • ㅇ사실 오후 일정이 있는데도 이걸 하고 있는 이유는 일반적인 여행객이 하루 평균 8시간 정도 밖에 있다는 것 (보통 10 to 18 정도) 을 고려해서
      이 정도면 적당한 핸디캡이라고 생각해서 한번 되나 실험을 해본 거였습니다
      저는 평소에 하루 17시간 기차타기도 평범하게 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당연히 뽑힙니다 ㅋㅋ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