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짝 멘탈 나가있는데 침착하게 매표소 가서 드러누워볼 예정입니다

아 그리고 상하이에선 안 그랫는데 여기 매표소는 무슨 새치기가 진짜 너무 심해서 줄 멀쩡히 서는 놈이 바보네요

표 사는 도중에도 옆에 누가 끼어들어서 계속 말하는데 말도 못알아먹으니 더 짜증남

다짜고짜 상하이 가는 표 내놓으랬더니 처음엔 20시 표를 알려줬습니다

그래도 21시에는 상하이 도착이니까 바로 달려서 짐 찾고 택시타고 공항 가면 안 될 건 없을 거 같아서 오케이 하려던 찰나에
뭔가를 더 조작하더니 갑자기 17:29 티켓을 찾아내는데.. 열차가 두 개네요?

17:44가 더 좋을 거 같아서 계속 손가락 두 개 펴보이면서 두번째꺼로 해달라! 하는데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한지
두명이요? 뭐 이런 걸 물어보는데 뭔가 이상해서 보니 저 두 열차가 두 개의 선택지가 아니라
두 열차를 다 타야 상하이로 갈 수 있는 거였습니다

가만 보니까 하이닝시(海宁西) 까지는 자리가 없고, 하이닝시부터 홍챠오까지는 자리가 있나봅니다
그러니까 하이닝시까지 입석으로 가고 그 뒤로는 앉아가라~ 이런 느낌으로 저렇게 알려준 거 같네요
그제서야 이해하고 ok ok 하고 티켓 받아들음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얻은 티켓

항저우 체류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를 확보했습니다

이 정도면 딱 좋은 거 같기도.. 하지만 이미 정신이 지쳐버렸습니다

매너상 역 광장 한 번 구경해주고

어디 갈지 검색해봤는데 항저우는 서호라는 호수랑 영은사 라는 절이 유명한 거 같더라구요

둘 다 갈 수는 없을 거 같아서 영은사 선택

상하이 교통카드는 여기서 못 쓸 거 같은데.. 하고 알리페이 앱 열어보니 자동으로 위치가 항저우로 바뀌어서
항저우 교통카드도 만들어보세요~ 하길래 만들었음

뭔 지하철이 19호선까지 있냐..

출발입니다

우리엔? 역까지 가야 하는거 같습니다

도 착

초행길도 지도앱만 있다면… 어떻게든 된다 …

여기서 버스로 갈아타야 하나봐요

자 나왔는데 이 정류장이 아니고

한참을 걸어서…

버스 정류장이 나왔는데

121번 버스를 타랬는데 이 버스 방금 지나간거 같은데?? 배차 간격이 30분입니다

아니 다른 선택지 없냐고

그렇게 닥달했떠니 70번과 179번 버스를 갈아타서 가도 된다고 하네요?

마침 70번 버스 오길래 탔더니만 갑자기 버스가 지도가 알려준 경로를 이탈함

아니 여긴 어딘데

대체뭔데….. 어떻게 해야하는건데

그래서 일단 다음 정류장까지 걸어갈 생각으로 왔는데

갑자기 오토바이 탄 사람이 오더니 태워주겠대요
보통 거절해야되는 게 맞잖아요?
이 때 진짜 너무 지쳐있었나봅니다
그냥 콜 하고 거기 바로 올라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위험한 행동입니다

근데 말이 안 통하니까 번역기로 열심히 대화하고 있는데
“50위안” 달라는 말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서
아 안 타겠다하면서 도망쳤습니다
계속 따라오길래 어렵게 뿌리쳤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사진 한 장도 못 찍었네요

실랑이를 어찌나 오래했는지 그 사이에 30분 간격인 121번 버스 다음 차가 와서 이거 타고 들어감

가는 길이 험하더라구요

터널도 지나고 거의 5km 넘게 온 거 같습니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실려서 왔음 기절할뻔

여기로 들어가는 게 맞나 싶은 길을 지나서..

맞나봐요

영은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엥 근데 입장권은 어디서 사냐..?

매표소는 왼쪽 130m라고 합니다

왠지 사진 찍어야 할 것 같은 곳

그래서 매표소를 찾아내긴 했는데

안 샀습니다.

너무 힘들고.. 아까 꽤 위험한 일까지 겪은 상태라
갑자기 이거 지금이라도 돌아가는 게 낫겠다 판단함
오는 길도 힘들었는데 항저우 기차역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상황이구요

힘들게 왔는데 여기서 포기하는 게 맞나 싶지만 지금은 안전하게 상하이로 돌아가는 게 최우선이라 판단

그래두 단풍구경은 했습니다 ㅋㅋ

일단 어디든 좋으니 가까운 역으로 가는 버스 아무거나 탐

3호선 무슨 동뭐시기 역으로 가는건가봐요

이 버스는 어째서 5위안이나 하는…

끝이 안 날 거 같은 긴 터널을 지나서…

버스 정류장 도착을 했는데?

어 여기 익숙한데???

아니 ㅋㅋㅋㅋㅋㅋ 아까 70번 버스 타고 들어가려다가 경로 이탈해서 당황해서 내렸던 그 정류장입니다

그냥 여기서 영은사 가는 버스를 타면 됐던거죠…

진짜 이 날은 뭔가에 홀린 거 같았습니다 길도 제대로 못 찾구요

그리고 처음에 “서호랑 영은사를 둘 다 볼 수는 없을 거 같다” 라고 했는데
버스 노선 잘 고르면 버스 안에서 서호를 보면서 영은사로 갈 수 있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7번 버스)

항저우동역에 17:29까지 가야하니까 시간이 그렇게 여유있지도 않습니다

아까 영은사 안 들어가는 게 맞았습니다

이제서야 머리가 조금씩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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