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토히라 전기 철도의 보입니다

어제 처음 왔던 코토히라로 돌아왔습니다

벚꽃은 정말 어디든지 피어있네요

역명에 사누키가 들어있으면 카가와현이라는 뜻입니다

역명을 예전 율령국 이름을 따서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카가와는 사누키(讃岐), 에히메는 이요(伊予), 도쿠시마는 아와(阿波), 코치는 토사(土佐) 입니다

동네 역명 보면 이게 정말 많이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도쿠시마로 가는 구간엔 험한 산이 하나 있어서 산골짜기를 달리는데

매우매우 긴 터널을 하나 지나고 나면 특이한 역이 있습니다

승강장이 저긴데, 단차가 있어서 저 역으로 바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 정차한 후에, 후진으로 역을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그냥 후진할 순 없으니 기관사가 자리를 옮겨서 후진합니다

특이한 방식의 스위치백인 셈이죠

역 정차 시간이 5분 정도 잡혀있어서 나와봤습니다

츠보지리(坪尻) 역

차로는 못 오고 오직 열차로만 올 수 있는 비경역 중 하나입니다

역에 정차한 사이에 특급 열차도 먼저 보내고, 그 뒤에 출발합니다

상당한 고지대인데

여기서 아와이케다 역 인근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꽤나 괜찮습니다

굽이굽이 내려와서 다시 평지로

종점 아와이케다까지 가지 않고

도쿠시마선 분기역인 츠쿠다(佃) 역에 내렸습니다

환승 시간이 30분 정도가 있는데, 우동 한 그릇 먹고 가려고 도전 중입니다

무슨 자신감으로 우동을 먹으려고 했을까요?

우동을 시켰는데… 보통 5분 이내에 나와야할 음식이 15분이 되어도 나오지 않습니다

열차가 13시 5분에 오는데

13시에 우동을 받았습니다

열차 시간이 늦어서 못 먹겠다고 무를 수도 없어서 그냥 광속으로 마시고 나옴

이 시점에서 이미 츠쿠다역으로 돌아가서 13시 5분 열차를 타는 건 불가능해졌고 (이미 13시 2분)

다음 역까지 뛰기로 했습니다

마침 다음 역인 츠지(辻)역에 4분 정차가 잡혀있어서

다음 역 출발 시간은 11분입니다

5분 안에 1.3km를 뛰면 됩니다

저 3km 달리기 14분 안에 끊으니 대충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어서 일단 뜀

진짜 전력으로 뛰었습니다

아.. 근데 남은 거리 450m

남은 시간 2분;;;;

도저히 이건 불가능함

진짜 열심히 뛰었는데 실패할 거 같습니다

타야할 열차가 저기에 있는데

이미 출발 60초 전

못탈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낙오!!!!!!!!!!

놓쳤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1분만 빨리 왔어도 타는데 실패했음….

택시로 열차를 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택시를 찾았는데 택시가 진짜 코빼기도 안 보입니다

왜 우동을 먹으려고 했을까요?

실패입니다

다음 열차가 16시 19분.. 3시간 뒤입니다

이래서는 시코쿠 JR 전선 정복은 끝입니다

머리를 굴려본 결과 일단 다시 아와이케다역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행히 반대방향 열차는 20분 정도 뒤에 옵니다

어쩐지 트러블 없이 여행이 잘 된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츠쿠다역에서 여기까지 뛰어왔으니까

이 구간은 안 탄 거잖아요?

그럼 JR 전선 정복도 아니게 되는거니까 매우 찝찝하게 이 사이 구간이 붕 뜨게 되는데

차라리 잘 됐습니다

다시 아와이케다로….

돌아왔습니다….

아까 츠쿠다역에서 도쿠시마 가는 열차는 3시간 뒤지만

사실은 특급 열차가 있어서 그 특급 열차가 14시 30분에 있습니다

그래서 50분 정도만 기다리면 무난하게 도쿠시마까지는 갈 수 있는데

도쿠시마 남부의 무기선(牟岐線)을 제대로 다 타고 올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7. 도쿠시마로, 츠쿠다(佃)역에서 점심 먹기”의 5개의 댓글

  • 우동 원샷하고 여행가방 들고 다음 기차역까지 전력질주하기… 고생하셨습니다

  • 저거 달리기 해서 진짜 기차 탔으면 레전드인데….ㄷㄷㄷㄷㄷ

  • 웬만한 소설보다 쫄깃쫄깃하게 읽었습니다.ㅎㅎㅎ

  • 어우 우동 마시고 전력질주하면 역류할텐데 용케 뛰셨네요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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