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앞에 나가보니 언제였던가 한 번 타봤던 노면전차가 있었다
다음 열차까지 약 50분…
그러면 당연히 밥을 먹어야죠
근데 50분 안에 먹을 수 있는 밥 메뉴가 마땅한 게 안 보였음
교자노오쇼를 50분 안에 먹긴 좀…
시간이 좀 남아서 시코쿠 레일패스의 지정석 회수권을 샀습니다.
1,000엔에 4회 지정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지정석 없어도 서서 갈 일은 없었는데,
그냥 지정석 티켓 수집이 하고 싶어서 샀습니다.
자유석으로 타면 무슨 열차 탔는지 기록이 안 남으니까요
코토히라역에서는 못 사고 역에서만 살 수 있어서 여기까진 자유석으로 왔습니다.
근데 직원이 이 티켓을 별로 안 팔아봤는지, 우왕좌왕하면서 티켓을 건네주는데
지정석을 지정했는데도 지정석 회수권에 표시도 안 하고 티켓을 회수하지도 않아서
“아니 님 이거 지정석 발권 표시 안 함?” 이라고 물어봤더니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이번엔 스테이플러로 티켓을 그냥 찍어서 줍니다….
이러면 회수권을 재사용할 수 있지 않냐고 따지려다가
따지면 저만 손해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옴
결국 먹을 수 있는 건 카페에서 팬케이크 정도 뿐이란걸 깨달았고
이거 단돈 700엔에 팬케이크 네 장에 아이스크림에 홍차까지 나옴
물가가 진짜 어떻게 잘못된 거 아님?
한국이었으면 무조건 15000원 이상임 이거ㅋㅋㅋㅋㅋ
다음 탈 열차는 아시즈리입니다
나카무라는 토사쿠로시오철도의 역인데
거기까진 안 갈거고 JR이랑 갈라지는 쿠보카와(窪川) 까지만 갈 계획입니다
대충 이런 모양인데 토사쿠로시오철도는 저기 끝이 막혀있어서 가면 그냥 돌아나와야 하기도 하고
JR선도 아니니 이번 여행에선 안 탈 계획
근데 쿠보카와역 인근 구조가 조금 특이해서 결국 토사쿠로시오철도를 통과는 해야 합니다
시코쿠 레일패스는 커버리지가 사기라서 사철 타도 추가 요금은 없으므로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아까 매연뿜던 열차가 아시즈리였네요…
남쪽 동네 특급 열차는 전부 이거인 듯 합니다
아시즈리라는 열차 이름은 시코쿠 최남단 곶 이름인 아시즈리 미사키(足摺岬) 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차창 오른쪽으로는 특이한 선로가 보이는데
저게 노면전차입니다. 토사 전기철도의 코치 시내 노면전차선…
예전에도 타봤었습니다
토사(土佐)는 코치현의 옛 지명이라고 하네요.
특급 열차 치고는 정차역이 많아서 노면전차 따라 가는 구간에도 두세개 역에 정차했습니다
남쪽 끝으로 내려와도 벚꽃은 건재
니요도가와(仁淀川) 를 건너고
스자키(須崎) 인근에 오면 왼쪽으로 바다가 정말 잠깐 보입니다
시코쿠에 의외로 바다 따라가는 노선이 드물어서
기차 타면서 바다 보기가 쉽지 않음
개방감이 괜찮네요
여기 승무원 있었는데 카메라 들고 나타나니 자리 비켜주심
별로 찍을 건 없었지만요
종점은 아니고 JR선 마지막 역인 쿠보카와역 도착
다음 역인 와카이역까지가 도산선입니다
다음 역에서 마츠야마 방면 요도선과 스쿠모 방면 토사쿠로시오철도 나카무라선 분기
마츠야마까지는.. 특급이 없습니다
멋진 건물이 있어서 무슨 도서관같은건가? 하고 지도를 봤더니
시만토쵸 마을회관같은 거였습니다
町役場를 뭐라고 하지 대충 동사무소쯤 되나요
앞으로 3시간동안 보통 열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밥을 먹어야 하는데요
식당은 없네요…
어린이들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책을 여기에 넣으래요
근데 역 안에 멀쩡해보이는 음식점이 달려있길래 밥 먹음
점심을 두 번이나 먹었고 지금 이게 세 번째 점심이라
가볍게 맥주에 단품 카라아게나 먹으려고 시켰습니다
맥주 말고 일본주 먹어볼걸 그랬나 싶었음
아니 근데 받아보니 정식이 나왔음
주문할 대 단품이라고 안 했나…?
근데 이미 나왔으니 어쩔 수가 없어서 그냥 다 먹었습니다..
이미 오늘 다섯 끼 먹은 상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우 45분 환승인데 정식을 먹고 앉았으니 시간이 남을리가 있나
열차 출발 1분 전에 간신히 뛰어들어와서 탔습니다
밥먹고 뛰면 안 좋은데;
팬케이크가 호주에서 26불 내고 먹은거 보다 퀄이 더 좋은거 같습니다.
시코쿠 == 숨겨진 팬케이크 맛집 인걸까요? ㅋㅋ
이 정도가 26달러면 좀 비싸긴 한데 700엔은 또 너무 싸네요
저도 시코쿠 레일패스 썼을 때
애들이 지정석 회수권을 처음 본 거 같더라구요
발권할 때 회수도 거의 안하고 갑자기 규정집 꺼내보고 별 쇼를 다 봤던 거 같습니다… 양심에 맡기는
어차피 아무도 지정석 안 타서 그런걸까요 흠
생각보다 쓰는 사람이 없나봐요
와…작년 3월에 갔던 고치가 너무 그립네요 이글보니…
같이 여행하는 느낌으로 잘 봤습니다 곁들여진 설명도 좋습니다!